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복수는 나의 것' 2부 - 흥미로운 사실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뒷이야기, 마무리

by K-Movie 아카이브 2025. 3. 6.
반응형

박찬욱 감독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출연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 포스터입니다
박찬욱 감독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출연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 포스터입니다

 

 

이번 글은 지난 1부에 이어 박찬욱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과 관련한 흥미로운 사실들과 사람들이 잘 모르는 뒷이야기를 다루어 보겠습니다. 영화의 뒷이야기까지 알고 나면, 이 작품이 얼마나 치밀하게 기획되고 제작되었는지 더욱 놀라게 될 것입니다. 이 영화에는 촬영 비하인드부터 배우들의 열연, 숨겨진 상징, 감독의 의도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지금부터 <복수는 나의 것>의 뒷이야기들을 깊이 파헤쳐보겠습니다.


흥미로운 사실들

영화 제목의 비밀 – 누가 지었을까?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의 제목을 고민하던 중, 자신의 절친한 영화감독 이무영(영화 <아나키스트> 감독)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고민 끝에 영어 제목 "Sympathy for Mr. Vengeance"가 탄생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제목이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의 노래 Sympathy for the Devil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한국 개봉 제목은 직관적으로 "복수는 나의 것"으로 정해졌지만, 일본에서는 제목이 너무 직접적이라며 "복수자에게 연민을(復讐者に憐みを)"라는 다소 철학적인 제목으로 개봉되었습니다.

신하균, 배두나 – 수화를 배우다

극 중에서 청각장애인 역할을 맡은 신하균(류 역)과 그의 연인 역할을 맡은 배두나(영미 역)는 영화 촬영 전 실제로 수화를 배워야 했습니다.
두 배우는 한 달간 농아학교를 방문해 수화 연습을 했으며, 수화 강사에게 수업을 받았습니다. 특히 배두나는 자신이 청각장애인 행세를 했던 캐릭터를 더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수화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법을 철저히 익혔다고 합니다.

배두나는 인터뷰에서 "수화는 단순한 손짓이 아니라 감정을 담아야 하는 언어라는 걸 깨달았다"라고 말하며, 이 경험이 배우로서 큰 배움이 되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신하균, 신장 기증 장면에서 진짜로 마취를 경험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는 류(신하균)가 불법 장기매매 조직에게 신장을 빼앗기는 장면입니다.
박찬욱 감독은 이 장면을 최대한 리얼하게 촬영하기 위해 신하균에게 "실제로 마취를 해볼 생각이 있냐?"고 농담처럼 제안했다고 합니다.
물론 실제로 마취를 하지는 않았지만, 신하균은 이 장면을 위해 극한의 몰입 연기를 선보였고, 결과적으로 관객들에게 실제 마취를 당한 듯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송강호의 캐스팅 비하인드 – 원래는 김영철이 맡을 뻔했다?

박동진(송강호 분) 역할은 처음부터 송강호를 염두에 두고 캐스팅을 진행했지만, 일정 문제로 배우 김영철이 대신 출연할 뻔했습니다.
김영철은 출연을 거의 확정 지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일정 조율이 어려워지면서 다시 송강호가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김영철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내용의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박찬욱 감독의 카메오 출연? – 버스 안의 수수께끼 남자

영화에서 박동진(송강호 분)이 딸의 몸값을 전달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한 남성이 유심히 박동진을 바라보는 모습이 보입니다.

놀랍게도 이 남자는 박찬욱 감독 본인입니다!
박 감독은 이 장면에서 단역으로 카메오 출연을 했고, 평범한 승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몰래 주인공을 감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류승완과 류승범, 형제가 나란히 출연하다

이 영화에는 영화감독 류승완과 그의 동생 배우 류승범이 모두 출연합니다.

  • 류승완 – 중국집 배달부 역
    "다음부터는요, 한 그릇씩은 좀 시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라는 대사를 남기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 류승범 – 뇌성마비 장애인 역
    극 중 유선이 강물에 빠지는 계기를 제공하는 역할로 등장합니다.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지만, 이 역할이 류승범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더욱 흥미롭습니다.

당시 류승완은 박찬욱 감독의 팬이었고, 박 감독이 "짧게라도 출연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자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잔혹한 장면들 – 해외 관객들이 기절하다

이 영화는 폭력적인 장면이 많아 해외 영화제에서 상영될 때마다 관객들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뉘었습니다.

  • 2003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영화가 상영될 당시,
    몇몇 서양 관객들은 "너무 충격적이다"며 상영 중간에 퇴장하거나 심지어 기절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프랑스의 한 영화제에서는 영화가 끝난 후 "이게 예술인가, 아니면 단순한 고문인가?"라는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 미국에서는 일부 평론가들이 "도덕적으로 불쾌한 영화"라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오리엔탈리즘적 관점에서 동양인의 폭력이 백인들에게 더 강렬하게 느껴진 것 같다"고 해명하며 논란을 잠재웠습니다.

혁명적 무정부주의자 동맹 – 실제 모델이 있다?

극 중 영미(배두나 분)가 소속된 "혁명적 무정부주의자 동맹"은 처음에는 허세처럼 보이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진짜 조직원들이 등장하며 동진(송강호 분)을 처단합니다.

놀랍게도, 이 설정은 실제 역사 속 무정부주의 운동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박찬욱 감독은 인터뷰에서 "1920년대 실존했던 한 무정부주의 단체에서 착안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해외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사회적 계급 투쟁을 담은 영화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박찬욱 감독, 성급한 편집을 후회하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 때 극단적인 연출을 시도했지만, 개봉 후 일부 장면의 편집을 너무 과하게 했다는 점을 후회했다고 합니다.

그는 후에 한 인터뷰에서
"조금 더 관객들에게 여지를 줄 걸 그랬다. 너무 급하게 잘라버린 장면들이 있다" 라고 말하며 편집 과정에서 몇몇 중요한 장면들이 잘려 나갔다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이후 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에서는 좀 더 감정을 담아내는 방식으로 연출이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번역 논란’

이 영화의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인 “너 착한 놈인 거 안다. 그러니까 내가 너 죽이는 거, 이해하지?”라는 문장은 번역 과정에서 “그러니까”가 “그러나”로 잘못 번역되었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박찬욱 감독은 이후 영화 번역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밖의 내용들

  • 영화 속 장기밀매 조직은 실존하는 범죄조직을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 박찬욱 감독은 원래 복수는 나의 것을 흑백영화로 제작하고 싶었으나, 투자사의 반대로 컬러영화로 만들었습니다.
  • 류승범이 연기한 뇌성마비 장애인 역할은 실제 장애인을 캐스팅하려 했으나 촬영 난이도 때문에 비장애인이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 이 영화에서 신하균과 배두나는 실제 연인 사이였으며, 촬영 후 결별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뒷이야기

‘청각장애’ 설정의 숨겨진 의미 – 영화 전체가 ‘소리’를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이 영화에서 류(신하균 분)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영화 전체는 ‘소리’라는 요소를 매우 중요하게 다룹니다.

 

1) 초반부: 류가 사는 아파트는 옆집, 윗집의 모든 소음이 다 들리는 공간이지만, 정작 류는 그것을 듣지 못합니다.
2) 유선이 강물에 빠질 때: 유선(한보배 분)은 필사적으로 류를 부르지만, 류는 듣지 못합니다.
3) 동진(송강호 분)이 복수를 할 때: 류가 감전되었을 때도 그는 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4) 마지막 장면: 동진이 죽어가며 괴로운 신음을 내지만, 아무도 듣지 못한 채 영화가 끝납니다.

 

결국, 영화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설정을 통해,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비극으로 치닫는 것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색깔 코드’ – 녹색 vs 빨간색, 모든 장면이 철저히 설계되었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에서 철저하게 ‘색깔’을 통해 인물과 상황을 대비시켰습니다.

 

류(신하균) – 녹색 계열

  • 항상 녹색 옷을 입고 있음.
  • 녹색 벽지, 녹색 공장, 녹색 식물과 함께 등장.
  • 그는 노동자 계급(생산 계급)을 상징.

동진(송강호) – 빨간색 계열

  • 회사에서의 장면, 그의 넥타이, 조명 등이 붉은 계열.
  • 유선이 죽고 난 후, 붉은 조명이 그를 감쌈.
  • 그는 자본가 계급(지배 계급)을 상징.

두 색깔의 충돌 → 복수의 폭발

  • 두 캐릭터는 철저히 대비되다가, 마지막에 물속(무색)에서 서로를 파괴함.
  • 결국, 두 사람 모두 물속에서 최후를 맞으며 색의 의미가 사라짐.
    이런 세밀한 디테일은 일반 관객들은 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영화가 의도적으로 색깔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삭제된 엔딩 – 원래는 동진이 더 끔찍하게 죽을 뻔했다?

영화의 마지막, 동진이 ‘혁명적 무정부주의자 동맹’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촬영된 엔딩은 더 잔혹했습니다.

 

삭제된 엔딩의 내용

  • 동진은 칼에 찔려 죽는 것이 아니라, 고문을 당한 뒤 천천히 죽어가는 장면이 존재했습니다.
  • 조직원들은 동진에게 "이제 네 딸이 겪었던 고통을 느껴봐라"라며 차가운 물속에 몇 분 동안 가둡니다.
  • 동진은 고통 속에서 "미안하다, 미안하다"를 반복하지만, 조직원들은 끝내 그를 용서하지 않고 처형합니다.

그러나 박찬욱 감독은 이 장면이 너무 과하다 판단하여 최종본에서는 동진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죽도록 수정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원래는 ‘가족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놀랍게도,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을 기획할 때 처음에는 "가족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초기 기획

  • 신하균(류)과 그의 누나, 그리고 유선(동진의 딸)이 한 가족처럼 지내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었습니다.
  • 하지만, 류의 누나가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는 순간부터 점점 더 어두운 이야기가 전개되었고, 결국 복수극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이후 감독은 "나는 원래 따뜻한 영화를 만들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장기매매단의 리더 ‘여두목’ – 그녀는 대체 누구인가?

영화에서 류(신하균)의 신장을 빼앗는 장기매매 조직의 리더는 이름도 나오지 않는 중년 여성(여두목, 김부선 분)입니다.

그런데 이 캐릭터에는 숨겨진 설정이 있습니다.

  • 사실, 그녀는 한때 불법 장기매매의 피해자였던 인물이라는 설정이 존재했습니다.
  • 젊은 시절, 그녀도 장기를 빼앗겼고, 이후 범죄 조직에 가담하게 되었음.
  • 이 때문에 영화 초반에 마약에 중독된 모습으로 등장하며, 수술 도중 손이 떨리는 연출이 있음.

이 설정은 관객들에게 "악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보노보노’의 숨겨진 복선 – 너부리의 죽음이 모든 걸 암시했다?

영화 중반부, 유선(한보배 분)이 TV에서 보노보노를 보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녀가 보고 있는 에피소드가 충격적인 복선이 됩니다.

 

유선이 보고 있던 장면

  • 보노보노의 친구 너부리가 꼬리가 돌에 묶인 채 물에 빠지는 장면.
  • 유선은 이를 별 의미 없이 웃으며 보고 있음.
  • 그러나 몇 시간 후, 유선 역시 강물에 빠져 익사하게 됨.

박찬욱 감독은 "운명이 때로는 아주 잔인하게 다가온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장면을 일부러 넣었다고 합니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와 연결되는 숨겨진 요소들

"착한 유괴 vs 나쁜 유괴" – <친절한 금자씨>와 연결

  • 영미(배두나 분)가 류에게 "세상엔 착한 유괴와 나쁜 유괴가 있어."라는 대사를 합니다.
  • 이 대사는 이후 <친절한 금자씨>에서 백선생이 유괴한 아이들에게 했던 말과 똑같습니다.
  • 즉, <복수는 나의 것>의 사상이 이후 영화에서도 지속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복수의 연결고리" – <올드보이>와 닿아 있다

  • 동진(송강호 분)은 극 중에서 "복수는 자기 손으로 해야 의미가 있다"는 말을 합니다.
  • 이 대사는 후에 <올드보이>에서 오대수(최민식 분)가 복수를 결심하는 장면과 연결됩니다.

박찬욱 감독은 복수 3부작을 만들면서, 이렇게 작은 요소들을 반복적으로 등장시키며 영화들 간의 연결성을 심어놓았습니다.


마무리 – 알면 더 깊어지는 영화의 매력

이상으로 지난 1부에 이어 2부에서 영화 <복수는 나의 것>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들과 뒷이야기들을 알아 보았습니다. 정말 감독이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철저하게 설계하여 만들어낸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은 그저 피가 튀고 폭력이 난무하는 스릴러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운명,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선택들에 대한 잔혹하고도 슬픈 이야기입니다.

박찬욱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복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영화 속 인물들을 보며, 한없이 불쌍한 류(신하균 분)를 동정하다가도, 그의 어리석은 선택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동시에 딸을 잃고 복수에 미쳐가는 동진(송강호 분)에게 감정 이입하다가도, 그가 행하는 폭력에 공포를 느낍니다.

그 누구도 완벽한 악인은 아니고, 그 누구도 완벽한 선인은 아닙니다.

단 한 번의 선택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착한 사람들’이 서로를 잔인하게 파괴하는 악몽 같은 현실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 우리는 묻게 됩니다.
이 복수의 끝에는 무엇이 남았는가?

결국 남은 것은… 공허함뿐입니다.

류도, 동진도, 그리고 그들의 가족도 모두 돌이킬 수 없는 비극 속에 사라지고 맙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복수는 공허하다”는 뻔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아닙니다.

박찬욱 감독은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줍니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고 인생의 잔혹함을 떠올릴 것이고,
누군가는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을 떠올릴 것이며,
또 누군가는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복수는 나의 것>은 쉽게 잊히지 않는 영화라는 사실입니다.
한 번 보고 나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시간이 지나 다시 생각나게 되는 작품입니다.

지금까지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도, 분명 영화 속 캐릭터들의 감정과 이야기 속에서 많은 것들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여러분은 한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아야 합니다.

“만약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답을 찾기 위해, 지금 다시 한 번 <복수는 나의 것>을 곱씹어보는 건 어떨까요? 

반응형